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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일경제]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설립 10주년 맞은 황철주 이사장

[매경이 만난 사람]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설립 10주년 맞은 황철주 이사장

■ 대담 = 김경도 중소기업부장
 

황철주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지난 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신`이 기업과 개인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사진설명황철주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지난 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신`이 기업과 개인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1993년 서른네 살에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한 황철주 회장. 우리나라 반도체장비 산업을 개척한 산증인이면서 여전히 활발하게 현역으로 뛰고 있는 벤처업계 `큰형님`이다. 그가 2010년 우리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을 고취한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철학` 경지에까지 오른 그의 `기업가 정신론`에 대해 들어봤다.

―청년기업가정신재단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09년 당시 한국 벤처가 몰락하고 발전이 없다며 회의적인 분위기였다.

벤처를 다시 살리자고 해서 벤처협회장도 맡게 됐는데, 어떻게 하면 벤처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것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다가 정신없는 개인이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 초·중·고교생, 대학생, 교사들에게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고 예비창업자를 교육하는 사업 등을 해왔다. ―한국 사회에 그동안 기업가 정신이 없었다는 것인가.

▷우리 국민은 그동안 성공을 위해 정신없이 살기만 했다. 그 대가로 경쟁력은 이뤘지만 명확한 목표의식이나 사명감, 비전은 공유하지 못했다. 편안함과 행복도 정의하지 못하고 행복은 뭔지,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직장은 왜 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도 없었다.

3차 산업혁명 이후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지식과 기술, 정보와 통계가 세계 모든 사람에게 빛의 속도로 공유되고 있다. 스펙 좋고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빨리 잘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이제는 지식·기술·정보가 경쟁력이 아니고 정신이 경쟁력이다. 올바른 정신이 경쟁력인 시대다.

―지금 젊은 세대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데.

▷지금은 빵을 위해 일하는 세대와 행복을 위해 일하는 세대가 구분됐다. 과거에는 모두가 빵을 위해서 일했고, 그때는 평일이든 토요일이든 일했으며 밤새워 코피를 쏟으면서 출근했다. 지금은 의식주가 다 해결되면서 행복을 위해 일하지, 빵을 위해 일하지 않는 시대다. 행복을 위해 일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밤새고 토요일에도 나오라고 하면 안 된다. 그걸 젊은 세대에게 바라는 것도 안 된다. 젊은 사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걱정하는 기성세대를 걱정해야 한다. 기성세대는 그동안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과 행복이 함께 갈 수 있는 것인가.

▷지금 시대에 행복의 시작은 좋은 일을 하는 데서부터 나온다. 좋은 일을 만드는 것이 기업가다. 기업가는 행복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빨리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각하는 철학이 같고 추구하는 목표가 같은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분업적 협력`을 해야 한다. 이것이 혁신경제의 모습이다. 이것은 (기업 구성원에게) 기업가 정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재단이 10주년을 맞는데.

▷이제 기업가 정신이라는 말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에 대한 정의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작년에 기업가정신연구소를 만들었고 작년 말에 기업가정신학회를 출범했다. 이 학회를 통해 기업가정신연구소에서 연구한 것을 공유하도록 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또 기업가 정신 지수를 만들어 기업마다 등급을 매기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은 몇 점인가.

▷51점이다. 이제 시작했으므로 앞으로 갈 길이 바쁘다. 과락은 아니다. 시험도 본 적 없어 이제 시험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본다. 나는 혼자 창업하고 글로벌 경쟁을 하면서 40~50개 국가를 다 돌아다녀 봤다. 내 경쟁력과 우리 회사, 대한민국 경쟁력을 분석해 보니 대한민국 사람처럼 경쟁력이 뛰어나고 유능한 민족은 없다. 그래서 무한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는 리더십은 없다. 지금까지 모방만 해왔다. 우리에게 리더가 필요한 때다. 국가 리더도 마찬가지다.

―기성세대의 기업가 정신 점수는.

▷기성세대는 49점이다. 혁신에 성공하고 1등이 되려면 리스크, 속도, 시간이라는 변수를 극복해야만 한다. 그런데 기성세대 중에서 1등을 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혁신에 성공했다는 사람은 없다. 또 리스크, 시간과 속도라는 변수를 극복했다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리스크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피하기만 했다. 2등을 이긴다고 1등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2등을 이기니까 1등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판단 착오다. 지금 기성세대는 고정관념에 막혀 있다. 이들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다 보니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이다.

―규제는 결국 기득권 문제인가.

▷혁신의 가장 큰 적은 기득권이다. 변화는 기득권에 위험이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고 규제를 혁파하려고 하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기득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높다.

▷많은 사람이 규제 혁신과 규제 혁파를 얘기하는데, 진짜 혁신은 규제가 손을 못 댄다. 그것이 진짜 혁신이다. 규제 때문에 불편하겠지만 혁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혁신인지 아닌지를 누가 평가하나. 혁신의 평가는 시장이 돼야 하지,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 규제는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혁신이 규제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진정한 혁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한 단계 낮은 혁신을 규제가 방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진짜 혁신은 규제를 두려워하면 안 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

―초·중·고교 교육 경쟁력 저하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편한 것이 행복이라고 착각한다. 그런데 편한 것은 죽음의 길이고, 즐거운 것은 성공의 길이다. 육체노동자는 육체적 고통을 통해 돈을 벌고 의식주를 해결한다. 운동선수가 땀을 흘리고 근육에 스트레스를 주면서 튼튼해지는 것처럼 정신도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사고를 안 하면 바보가 된다. 대학생들을 만나면 "눈을 감고 5m만 걸어가 보십시오"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눈을 뜨고 뒤로 돌아 걸어오세요"라고 얘기한다. 눈을 감고 걸어가면 지옥같이 길지만 돌아올 때는 편하다. 이것이 지옥과 천당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목표가 있고 없고에 따라 지옥과 천당이 달라지는 것이다.

■ 기업 R&D 잘하는건 예선에 불과…세계로 눈돌려야
 

―주성엔지니어링은 어떤가.

▷산업이 다 돈을 잘 벌면 혁신이 오지 않는다. 혁신 뒤에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도 사회 경제가 어려울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처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가 어려울 때 혁신이 나온다. 우리도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전부 혁신을 해서 올해부터는 큰 성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가 끝나고 OLED 베이스로 완전히 새로운 기술로 가고 있다. 우리는 15년 전부터 새로운 기술을 준비해 왔으므로 어려울 때는 앞서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 사옥을 완공했는데.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 1만평 규모 용지에 새로운 건물을 세웠다. 수원신갈TG 부근이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연구개발(R&D)을 한곳으로 모아 연구소와 영업을 그곳에서 한다. 공장은 그대로 광주에 둔다.

―CES에 다녀왔는데 느낀 것은.

▷사람들이 아직 세상을 잘 모른다는 점을 느꼈다. R&D를 잘하는 것은 성공이 아니고 출발에 불과하다. 예선전에 나갔는데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CES에 나온 제품과 우리나라 제품 간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나 다른 국가 기업은 세계 시장과 글로벌 경쟁을 보는데,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대부분 R&D만 본다. R&D 혁신의 난도가 10이라고 보면 세계 시장에서 벌이는 경쟁은 100 정도만큼 어렵다.

―우리나라가 강대국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나.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지식과 기술, 사람은 영원한 미완성이다. 누구나 다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완성 제품이 아니다. 미국·일본·중국 등 강대국에 대한 대응에는 정답이 없다. 나는 우리나라가 강대국과 경쟁하는 것을 슈퍼라이트급 권투선수가 슈퍼헤비급 선수와 싸우는 것으로 비유하곤 한다. 이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속도밖에 없다.


리는 슈퍼헤비급 선수에게 한 대만 맞아도 쓰러진다. 한 대도 안 맞고 슈퍼헤비급의 급소를 찔러야 한다. 아무리 많이 때려봤자 상대는 쓰러지지 않는다. 한 대를 때려도 급소를 때려야 쓰러뜨릴 수 있다.

▶▶ 황철주 이사장은 …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1985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6년 한국ASM 입사 △1993년~현재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2010~2012년 벤처기업협회 회장 △2010~2015년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초대 이사장 △2018년~현재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부 소부장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회장

[정리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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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02/14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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